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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랑 세상 식견/청랑 이슈 식견

김포 경찰 공권력 남용 논란, 아테네 알키비아데스를 떠올리다

by JWS 2025. 9. 15.

정황상 증거만으로 임신부를 절도범으로 몬 경찰관

김포경찰서 B 경위가 이웃의 택배 절도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임신부 A씨를 명확한 증거 없이 절도범으로 몰았다는 민원이 제기되었다. A씨는 자택에 찾아온 B 경위가 초인종을 연타하고 현관문을 강하게 두드리며 “형사다, 당장 나오라”고 고성을 질렀다고 주장했다. B 경위는 “CCTV로 당신이 물건을 가져간 장면을 확인했다”고 압박했으나 실제로 해당 영상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확인된 사실은 정황만으로 범행을 단정하고 CCTV를 본 것처럼 말한 점으로, ‘허위 증거 고지’ 논란이 발생했다. A씨는 국민신문고와 김포서 청문감사관실에 부적절한 수사 방식에 대한 민원을 접수했다. 임신 중인 A씨는 낮잠 중 강압적 방문과 폭언성 발언으로 심리적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사건은 증거주의와 무죄추정 원칙을 훼손했는지, 현장 대응의 적정성이 있었는지를 둘러싸고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김포경찰서는 감사부서가 사실관계를 조사 중이며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공권력을 남용한 경찰관은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과거 아테네도 공권력을 남용하여 인재를 놓쳤던 사례를 살펴보자.

대한민국 경찰 로고


알키비아데스 신성모독죄로 기소되다

기원전 415년, 아테네 역사상 가장 논란적인 정치적 스캔들 중 하나가 발생했다. 시칠리아 대원정을 앞두고 아테네 시내 곳곳에 세워진 헤르메스 신상들이 일제히 훼손되는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이 사건은 단순한 기물파손을 넘어 신성모독으로 해석되며 아테네 사회 전체를 공포와 불안에 빠뜨렸다. 당시 아테네 정부는 이 사건을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로 규정하고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시민들에게는 신고 포상금을 내걸었고, 의심스러운 인물들을 색출하기 위한 조사가 이어졌다.

하지만 정작 명확한 증거나 확실한 범인은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알키비아데스가 주요 용의자로 지목되었다. 알키비아데스는 아테네 명문가의 자제로, 정계의 거물 페리클레스의 조카이자 당대의 현자 소크라테스의 애제자였다. 더욱이 그는 수려한 외모와 뛰어난 재능까지 겸비했다. 용맹하고 전투에 능숙해서 젊은 시절부터 전장에 나가 군공을 세운 데다가, 말솜씨와 웅변실력도 뛰어났으며, 성격은 재기발랄하고 사교성이 넘쳤다.이처럼 그는 당시 아테네인들 사이에서 인기를 누릴만한 요소를 모두 갖춘 완벽한 사람이었다. 그의 과거 행적이 빌미가 되었다. 젊은 시절 술에 취해 신상을 훼손했던 전력과 오만하고 도발적인 언행들이 그를 의심의 대상으로 만든 것이다. 더욱이 그의 정치적 적대자들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그를 집중 공격했다. 결정적인 물증이나 목격자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적대감과 사회적 불안 분위기가 결합하면서 알키비아데스는 신성모독죄로 정식 기소되었다.

알키비아데스


공권력 남용으로 인재를 잃은 아테네

아테네 당국은 충분한 증거 없이 여론의 압박과 정적들의 요구에 굴복하여 법적 절차를 진행했다. 이는 증거 중심의 공정한 사법 체계가 아닌, 정치적 편의와 사회적 분위기에 좌우된 공권력의 전형적인 남용 사례가 되었다. 결국 알키비아데스는 결석재판에서 사형 선고를 받을 위기에 처하자 스파르타로 망명을 떠났다. 이 결정은 아테네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뛰어난 전략가이자 웅변가였던 알키비아데스는 스파르타에서 아테네의 군사 기밀을 누설하고 적극적으로 반아테네 활동을 펼쳤다. 그의 배신은 펠로폰네소스 전쟁에서 아테네의 패배를 가속화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
공권력이 증거 없는 기소와 처벌을 단행할 때, 그 결과는 개인의 피해를 넘어 국가 전체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테네는 공정한 절차 없이 인재를 적으로 돌린 대가로 결국 몰락의 길을 걸었다. 헤르메스 상 훼손 사건은 증거 중심의 공정한 사법 체계와 정치적 중립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역사의 경고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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