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드론은 또 다른 전쟁의 서막인가?
25년 9월 10일 새벽 러시아 드론이 폴란드 영공을 반복적으로 침범해 폴란드군이 전투기를 긴급 출격시키고 바르샤바를 포함한 4개 공항이 일시 폐쇄됐다. 폴란드군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타격 과정에서 자국 영공을 침범했다며 표적 식별·무력화 작전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작전사령부 요청에 따라 무기가 사용됐고 격추된 목표물 수색이 이뤄지며 주민에게는 실내 대피가 권고됐다. 미국 FAA도 ‘계획되지 않은 군사활동’으로 인한 공항 폐쇄 사실을 노탐으로 공지했다. 현지 매체는 침범 드론이 샤헤드 계열로 추정되며 요격을 위해 공군기가 떴다고 전했다.
같은 시각 우크라이나 전역, 특히 폴란드 국경 인접 서부 르비우·볼린 등지에 수시간 공습 경보가 발령됐다. 폴란드는 벨라루스·우크라이나와 접경하는 NATO 회원국으로 이번 사건은 집단방위체계 경계 태세를 시험하는 성격을 띄었다. 이번 영공 침범은 우크라이나 전장의 파편화된 위험이 동맹국 영토로 번질 수 있음을 재확인시켰다. 과거 동맹국의 전쟁에서 대규모 전쟁으로 전환되었던 펠로폰네소스 전쟁에 대해서 알아보자.

테베 플라타이아이를 노리다
기원전 431년 4월, 테베는 오랜 숙적인 아테네 동맹국 플라타이아이를 향해 야심 찬 작전을 감행했다. 300명의 중장보병으로 구성된 테베군은 어둠을 틈타 플라타이아이로 향했다. 이 기습 작전의 성공 여부는 도시 내부의 협력자들에게 달려 있었다. 플라타이아이 내부에는 테베와의 화해를 원하는 친테베 성향의 시민들이 존재했다. 이들은 아테네와의 동맹보다는 보이오티아 지역 내 통합을 통한 안정을 추구했다. 야음을 틈타 접근한 테베군을 위해 성문을 열어준 것도 바로 이들이었다. 테베의 전략은 단순했다. 플라타이아이의 주요 지도층을 포로로 잡고 도시의 동맹 관계를 아테네에서 테베로 전환시키는 것이었다. 그러나 테베의 계획은 예상만큼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았다. 플라타이아이 시민들은 초기의 혼란을 극복하고 조직적인 반격에 나섰다. 도시 곳곳에서 벌어진 치열한 시가전 끝에 플라타이아이 시민들은 테베군 170명을 살해하며 기습을 저지하는 데 성공했다. 테베의 야심찬 계획은 참담한 실패로 끝났지만, 이 사건은 그리스 세계에 돌이킬 수 없는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으로 번지다
플라타이아이 야습은 단순한 지역 분쟁을 넘어 그리스 전체를 전쟁의 소용돌이로 몰아넣는 결정적 도화선이 되었다. 테베의 침공 소식을 접한 아테네는 동맹국 방어라는 명분 하에 즉각적인 군사 지원에 나섰다. 이는 아테네 동맹 체계의 신뢰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스파르타 동맹의 핵심 도시인 테베와의 직접적 충돌을 의미했다. 양 진영 간의 긴장은 급속도로 고조되었다. 아테네는 플라타이아이에 대한 공격을 델로스 동맹 전체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했고, 스파르타 측은 테베의 행동을 정당한 보이오티아 통합 노력으로 옹호했다. 동맹국에 대한 영토 침범이라는 중대한 선례는 더 이상 외교적 협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지점까지 상황을 악화시켰다.
플라타이아이 야습 이후 사건들은 걷잡을 수 없이 전개되었다. 테베와 스파르타는 플라타이아이에 대한 본격적인 포위 공격을 시작했고, 아테네는 동맹국 구원을 위해 대규모 군사력을 동원했다. 결국 플라타이아이는 장기간의 포위 끝에 함락되었고, 시민들은 학살당하거나 노예로 팔려갔다. 이 일련의 과정은 펠로폰네소스 전쟁이 단순한 패권 경쟁을 넘어 잔혹한 총력전 양상으로 변모하는 출발점이 되었다. 동맹 체계의 취약성과 그리스 도시국가들 간의 근본적 분열이 드러나면서, 27년간 지속된 대전쟁의 서막이 올랐다. 플라타이아이라는 작은 도시에서 시작된 야습은 결국 그리스 고전 문명의 황금기를 종결시키는 파괴적 전쟁의 시발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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