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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랑 세상 식견/청랑 이슈 식견

나나 자택 침입범이 역고소, 조선의 판결 기준으로 보는 정당방위

by JWS 2026. 1. 9.

흉기 들고 침입한 강도, 제압당하고도 "살인미수" 고소

배우 나나가 자택에 침입해 강도 행각을 벌인 남성에게 되레 고소를 당하면서, 정당방위와 2차 가해 논쟁이 다시 부상했다. 소속사 설명에 따르면 30대 남성 A씨는 지난해 11월 경기 구리시의 나나 모녀 자택에 흉기를 들고 침입해 상해를 가하고 금품을 요구한 혐의로 구속됐다. 당시 A씨가 나나의 어머니를 폭행하자 비명을 듣고 깬 나나가 어머니와 함께 몸싸움 끝에 A씨를 제압하고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A씨는 흉기에 의해 턱 부위에 열상을 입었다고 알려졌다. 경찰은 나나 모녀가 A씨에게 가한 상해가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입건하지 않았다. 그러나 A씨는 최근 나나를 살인미수 및 특수상해 혐의로 역고소하며 공방이 격화됐다. 소속사는 가해자가 반성 없이 유명인이라는 점을 악용해 별건 고소를 제기함으로써 피해자에게 2차 피해를 유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선시대는 이런 상황을 어떻게 처리했을까?

가수 겸 배우 나나. 출처:뉴시스


조선시대 침입 폭력, '대명률' 적도·투구 조문으로 엄벌하다

조선은 명나라의 『대명률』을 수용해 형법의 기본 틀을 만들었다. 『대명률』은 명례, 위금, 직제, 호혼, 구고, 천흥, 도적, 투송, 사위, 잡범, 포망, 단옥 등으로 편제되고 최종적으로 30권 460조에 이르는 대규모 형법전으로 정리됐다. 『대명률』은 적도, 즉 강도와 절도, 인명인 살인과 과실치사, 투구인 싸움과 폭행, 범간인 성범죄, 소송, 잡범 등으로 세분된 형률 조문을 두어 행위 유형마다 해당 조를 적용하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재산 침해는 도적과 절도 범주, 신체 침해는 투구와 인명, 성적 침탈은 범간, 주거와 창고 침입은 도적, 구고, 포망 등 관련 조문에 걸쳐 처리하는 식으로 어떤 조에 해당하는가가 수사의 출발점이 되었다.수령, 형조, 의금부는 사건이 접수되면 사실관계를 규명한 뒤 결안에서 "아무개는 아무 조에 의거해 처단한다"는 형식으로 법조문을 명시해 판결을 정리했다.

조선은 『대명률』을 그대로 쓰되, 유형의 거리, 형량, 노비법, 상속, 오복제도 등은 조선 실정에 맞게 수정했지만, 기본 원리인 범죄를 조문별로 분류하고 적용하는 체계는 유지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대명률』은 단옥 편 등에서 심문과 판결 원칙을 규정하면서, 정당한 방어인지 과도한 폭력인지 선제 공격인지에 따라 적용 조문과 형량을 달리하도록 했다. 예를 들어 강도와 침입 상황에서 가해자를 죽이거나 상해한 경우, 먼저 침입이나 공격이 있었는지, 방어에 필요한 범위를 넘었는지에 따라 살인이나 상해로 처벌할지, 감면하거나 면책할지를 법리상 구분했다는 점에서 오늘날 정당방위와 과잉방위를 조문과 요건으로 가르는 구조와 기능상 유사하다.

대명률

권력층 주거 강탈부터 화적 침입까지, 실록에 기록된 침입 폭력

조선시대 침입과 폭력은 단순 절도가 아니라 남의 공간을 뚫고 들어가 힘을 동원한 범죄로 인식되어, 강도, 여가탈입, 화적 등으로 다양하게 기록된다. 광해군, 현종, 숙종, 영조 대에 양반과 관료가 상인, 역관, 나인 집에 들어가 집을 빼앗고 가족과 노비를 가두거나 내쫓는 사건이 반복돼 여가탈입으로 탄핵됐다. 1663년 현종 때는 관리가 여장을 하고 상인 집에 돌입해 그대로 점거했고, 18세기에는 병조좌랑과 사헌부 지평까지 상인과 역관의 집을 차례로 빼앗아 살다가 파직과 노역형을 받는 등, 신분과 권력을 앞세운 주거 침입 폭력이 실록에 여러 차례 등장한다. 산간과 변두리 지역에는 화적 떼가 마을에 침입해 재물을 약탈하고 살해까지 저지르는 사건이 반복됐다. 유학자 유희서가 화적 떼에 의해 살해된 사건은 화적에 의한 침입과 살인이자, 수사와 처벌 과정의 부패까지 드러낸 대표 사례로 거론된다. 이 사건에서 포도청이 화적 두목으로 지목한 자가 옥사하고, 실제 배후로 지목된 임해군 관련 혐의는 흐지부지되는 등, 침입과 폭력 자체는 중죄인데도 권력 개입으로 책임이 왜곡되는 양상이 문제로 지적된다.내은이 사건처럼 노비들이 주인의 딸이 있는 집에 들어가 협박과 구금 상태에서 강간을 저지른 사례는, 단순 주거 침입을 넘어 주거 침입과 폭력, 협박, 성폭력이 결합된 중범죄로 처리됐다. 이 경우 피해자가 관아에 도망쳐 고소하면 한성부와 형조가 범인들을 체포하고 국문해 『대명률』 적도, 범간, 투구 조문을 함께 적용해 참형과 중형을 선고한 것으로 기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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