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에서 AI 활용한 부정행위 적발되다
연세대에서 AI(인공지능) 활용 집단 부정행위 파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다수 강의 평가 후기에 과제·시험에서 AI를 사용했다는 자백성 글이 확산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금융공학’ 수업 수강생은 “족보를 GPT로 돌려 형식만 정리해 제출했다”고 적었고, 유사 제출이 잇따르자 “똑같이 내지 말라”는 공지가 뜬 것으로 전해졌다. 동영상 강의 중심의 ‘데이터마이닝’ 과목 수강생은 “코드 작성 과정에서 AI 미사용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사전 검사·환경 제한 부재를 지적했다. ‘공학수학(3)’에서는 “사실상 누가 AI를 잘 쓰느냐 대결”이라는 평가까지 나왔다. “출튀 가능, 과제는 GPT로” 등 비대면·녹화 강의에서 AI 의존을 권유·자랑하는 글도 다수 확인됐다.
학생들은 손쉽게 성과를 내는 유혹을, 성실 수강생은 평가 공정성 훼손을 각각 문제 삼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대면 수업·과제 위주 평가가 검증 공백을 키웠다고 진단한다. 대학가에선 코드 실행 환경 통제, 구두·현장평가 확대, AI 사용 고지·출처 표기 의무화 등 제도 보완이 요구된다. 학교 차원의 대규모 표절 점검·로그 분석과 강의 계획서의 ‘AI 사용 가이드라인’ 명문화도 과제로 떠올랐다. 교육계는 “AI 리터러시 교육과 부정 방지 설계가 병행돼야 공정성과 학습효과를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세대학 시험 편법이 활개치다
중세 유럽 대학의 대표적 교육 방식이었던 '퀘스티오–디스푸타티오(quaestio–disputatio)'는 교수가 문제를 제기하고, 학생들이 논증과 논쟁으로 답하는 체계였다. 이는 스콜라 철학의 정수를 보여주는 교육법이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났다. 가장 큰 문제는 공인 텍스트 베끼기였다. 토마스 아퀴나스, 아리스토텔레스 같은 권위자들의 신학·철학서가 표준으로 자리 잡으면서, 학생들은 질문에 대해 이미 존재하는 '승인된' 견해를 그대로 외우거나 베껴 답하는 데 익숙해졌다. 독자적 사유보다는 권위에 기대는 학습 방식이 만연했다. 이런 환경에서 관행화된 모범답안이 등장했다. 표준 답안이 존재하다 보니 교수들마저 새로운 논리나 창의적 사고를 요구하기보다 '정답 맞추기'식 평가로 흐르게 되었다. 학생들은 기존 저작을 베끼고 강의노트를 암기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었다.결과적으로 성적 왜곡과 공정성 저하가 초래되었다. 진정으로 깊이 있게 이해한 우수 학생과 형식적으로만 학습한 학생을 구별하기 어려워졌다. 오히려 베끼기에 능숙한 학생이 독창적 사고를 하는 학생보다 높은 평가를 받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졌다. 중세 대학의 시험 체계는 신뢰성의 위기를 맞이했다.

부정행위 막기위해 비바보체를 도입한 중세 대학
편법과 부정행위가 판치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중세 대학은 비바 보체(Viva Voce)라는 구두시험을 강화했다. 비바 보체는 라틴어로 '살아있는 목소리'라는 뜻으로, 교수가 학생을 직접 앞에 앉혀 구두로 논증을 묻고 즉석에서 반박하며 질문하는 방식이었다.이 시험의 핵심은 즉흥적 사고와 논리적 깊이 평가에 있었다. 단순히 암기하고 베낀 학생은 교수의 예상치 못한 질문이나 논리적 반박 앞에서 쉽게 무너졌다. 반면 주제를 깊이 이해하고 통찰력을 갖춘 학생은 교수의 추가 질문에도 논리적으로 대응하며 자신의 능력을 입증할 수 있었다. 비바 보체는 진짜 실력을 가려내는 효과적인 장치였다.더 나아가 비바 보체는 학문적 창의성과 비판성 확보라는 목표를 달성했다. 대학 교육이 단순 암기와 관행적 베끼기에서 벗어나, 구두 논증과 즉각적 비판, 창의적 사고를 측정할 수 있게 되었다. 학생들은 이제 텍스트를 맹목적으로 따르기보다, 스스로 논리를 구성하고 방어하는 능력을 길러야 했다.이러한 혁신은 중세에서 그치지 않았다. 비바 보체는 현대 대학의 논문 심사, 박사 구술시험 같은 학문적 전통의 원류가 되었다. 중세 유럽 대학이 시험 편법에 맞서 도입한 구두 평가 시스템은 학문적 발전과 논리적 사고의 질적 전환을 이끈 중요한 밑거름이었다. 형식에 갇힌 지식 전달에서 벗어나 살아있는 논쟁과 비판을 통해 진정한 학문을 추구하려 했던 중세 학자들의 노력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교훈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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