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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각하 호칭의 유래와 폐지, 왜 사라졌을까

by JWS 2025. 11. 10.

이재며 대통령에게 각하라 부른 소방대원

산불 진화 장비를 둘러보던 이 대통령은 대원들과 악수를 나누던 중 한 대원이 "감기는 나으셨죠?"라고 묻자, 웃음을 터뜨렸다. 이어 "감기 안 옮긴다. 걱정하지 말라"고 유쾌하게 답한 뒤, 대원의 팔을 두드리며 격려했다. 또 다른 대원은 이 대통령에게 장비 설명을 시작하기 전 거수경례를 하며 "각하"라고 불렀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손을 내저으며 "대한민국에 각하는 없다"며 또다시 웃어 보이기도 했다. 어느 순간 대통령에게 각하라는 호칭을 쓰는게 사라졌다. 각하라는 호칭은 어떻게 시작 되었는지 알아보자.


각하(閣下)라는 호칭의 유래

'각하'는 한자 '누각 각(閣)'과 '아래 하(下)'가 결합된 말로, 문자 그대로 '누각 아래'를 의미합니다. 이 호칭의 기원은 고대 한국의 독특한 존칭 문화에서 찾을 수 있다. 고대 한국에서는 황제나 왕, 고위 관리처럼 지위가 높은 사람을 직접 부르는 것을 무례하다고 여겼다. 그래서 그들이 머무르는 공간을 간접적으로 지칭하여 경의를 표했다. 황제에게는 '폐하(陛下)', 즉 옥좌 앞 섬돌(陛) 아래라는 뜻의 호칭을 사용했고, 왕에게는 '전하(殿下)', 즉 궁전(殿) 아래라는 호칭을 썼다. 마찬가지로 '각하'는 재상이나 장관급 고위 신하가 집무를 보는 건물(閣) 아래에서 아뢴다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전통적인 동아시아 호칭 체계에서 '각하'는 황제나 왕보다 한 단계 낮은, 최고위 신하를 부르는 경칭이었다. 조선시대에도 왕세손이나 정2품 이상의 고위 관료에게 이 호칭을 사용했으며, 일제강점기에는 조선 총독 같은 최고위급 관료를 '각하'라고 불렀습니다. 즉, '각하'는 본래 군주가 아닌 고위 관리를 위한 호칭이었던 것입니다.


대통령에게 '각하'라는 호칭을 쓴 시작과 끝

대한민국에서 '각하'가 대통령의 전용 호칭으로 자리 잡은 것은 정부 수립 이후의 일입니다. 1948년 정부 수립 초기, 이승만 대통령을 비롯해 부통령, 국무총리, 장관, 군 장성 등 다양한 고위직에게 '각하'라는 호칭이 광범위하게 사용되었다. 이는 일제강점기 때 고위 관료를 부르던 관행이 이어진 것이기도 했다. 그러나 '각하'가 오직 대통령만을 위한 절대적 경칭으로 굳어진 것은 박정희 정부 시기였다. 권위주의 통치 체제 아래에서 '각하'는 최고 권력자를 상징하는 호칭이 되었고, 대통령의 절대적 권위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이 시기 '각하'는 단순한 존칭을 넘어 권력의 상징이 되었다.전환점은 1987년 민주화 이후, 권위주의적 잔재를 청산하려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각하' 호칭에 대한 비판이 일었고, 1993년 김영삼 대통령이 "앞으로 '각하'라는 호칭을 쓰지 말라"고 공식 선언했다. 이 호칭은 공적인 자리에서 사라지게 되었다. 이후 '대통령님'이라는 보다 민주적인 호칭이 보편화되었으며, '각하'는 권위주의 시대의 유물로 남게 되었다. 결국 대통령에 대한 '각하' 호칭은 이승만 정부에서 시작되어 김영삼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막을 내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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