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청랑 세상 식견/청랑 이슈 식견

우버의 자율주행 적자와 몽골 제국의 얌 투자, 고정비가 만든 패권의 법칙

by JWS 2025. 11. 12.

자율주행에 수익내기 어렵다는 우버

우버(UBER)가 3분기 실적에서 총예약액 497억4천만달러와 매출 134억6,700만달러로 컨센서스를 웃돌고, 조정 EBITDA 22억6천만달러·EPS 3.11달러(컨센서스 0.68달러)를 기록했다. 총 운행 건수는 35억1천만 건으로 22% 늘었고 월간 활성 이용자는 1억8,900만명으로 17% 증가해 2023년 말 이후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4분기 총예약액 가이던스는 522억5천만~537억5천만달러로 시장 예상(521억달러)을 상회했지만, 조정 EBITDA 중간값은 24억6천만달러로 소폭 하회했다. 다만 다라 코스로샤히 CEO가 “자율주행(AV)은 당분간 수익성이 없다”며 비용 증가를 시사하자 주가는 장중 한때 10% 급락 후 5.06% 하락한 94.67달러에 마감했다. 우버는 엔비디아·스텔란티스 등과 로보택시 생태계를 확장하되, 인간 운전자+AV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전략으로 수년간 시장 안착을 노린다는 방침이다.

사업부문별로 모빌리티 총예약액이 251억1천만달러(전년비 20%), 딜리버리는 233억2천만달러(전년비 25%)로 식료품·리테일 배송이 성장을 견인했다. GAAP 영업이익은 11억1,300만달러로 규제·법적 비용 영향 속에 예상치를 하회했고, EPS는 일회성 세금·지분평가 이익 기여가 있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잉여현금흐름(FCF)은 22억3천만달러로 견조했고, 회사는 200억달러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의지를 재확인했다. 골드만삭스·JP모건 등 대다수(커버리지 55곳 중 약 78%)는 매수 의견을 유지했으나, 일부는 목표가를 소폭 낮추거나 중립으로 이동하며 AV 수익성·규제비용 가시성을 요구했다. 시장은 탄탄한 본업·현금창출에도 자율주행 투자와 규제 비용 관리, 배달 부문 마진 방어가 주가 재평가의 관건으로 보고 있다. 과거 몽골 제국도 막대한 비용이 드는 얌 역참망을 구축하였고, 그 결과 제국의 번영을 가져왔던 사례를 알아보자.


막대한 고정비가 드는 얌 역참망을 설치한 몽골 제국

13세기 몽골 제국이 유라시아 대륙을 정복하며 직면한 가장 큰 과제는 광활한 영토를 효과적으로 통제하는 것이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몽골은 '얌(Yam)'이라 불리는 역참망 시스템을 구축했다. 얌은 단순한 교통 시설이 아니라 제국의 신경망과도 같은 통신·교통 인프라였다. 얼핏 보면 얌 체계는 엄청난 비용이 드는 사업이었다. 제국 전역에 걸쳐 25~40킬로미터마다 역참을 설치해야 했고, 각 역참에는 수십 마리의 말과 관리 인력, 숙박 시설, 보급품이 필요했다. 중앙아시아의 사마르칸트에서 중국의 대도(베이징)까지, 페르시아의 타브리즈에서 몽골 고원의 카라코룸까지, 수천 킬로미터에 달하는 노선마다 이런 역참들이 촘촘히 배치되었다. 이러한 고정비 투자는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였다.

역사가들의 추정에 따르면, 주요 간선로 하나를 유지하는 데만 수천 명의 인력과 수만 마리의 말이 동원되었다. 말의 사료와 관리, 역참 건물의 유지보수, 관리 인력의 급여 등 지속적인 운영비도 만만치 않았다. 더욱이 이 시스템은 일반 백성들에게도 부담을 지웠다. 역참 인근 주민들은 말을 제공하고, 식량을 공급하며, 때로는 역참 운영에 직접 참여해야 하는 의무를 졌다. 그럼에도 몽골 제국은 이 막대한 투자를 감행했다. 칭기즈 칸과 그의 후계자들은 얌이 제국 유지에 필수적이라는 것을 간파했기 때문이다. 얌은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제국의 생존과 번영을 위한 전략적 투자였다. 중앙 정부의 명령이 변방까지 빠르게 전달되고, 지방의 정보가 신속히 중앙에 보고되며, 군대가 필요한 곳에 신속히 이동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면 광대한 제국은 금세 붕괴될 것이 자명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몽골이 정복한 지역의 기존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고 개선했다는 것이다. 중앙아시아의 실크로드 교역로를 따라 이미 존재하던 대상숙소나 역참을 몽골식 얌 체계에 통합시켰고, 페르시아와 중국의 전통적인 역참 제도를 흡수해 자신들의 시스템을 더욱 정교하게 만들었다. 이는 단순한 군사적 정복을 넘어 문화적·제도적 통합을 통해 효율성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이었다.

몽골 제국의 역참


광활한 대륙을 빠르게 연결하며 번영했던 몽골 제국

초기의 막대한 투자는 곧 놀라운 결과로 이어졌다. 얌 체계가 완성되자 몽골 제국은 '네트워크 외부성'이라는 강력한 효과를 경험하게 되었다. 역참 하나하나가 개별적으로 존재할 때는 제한적인 가치만을 지녔지만, 수백, 수천 개의 역참이 연결되어 하나의 거대한 네트워크를 형성하자 그 가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가장 극적인 변화는 통신 속도의 혁명이었다. 얌 체계를 이용한 급보 전달자는 하루에 300킬로미터 이상을 이동할 수 있었다. 마르코 폴로의 기록에 따르면, 긴급한 경우 전령은 역참마다 신선한 말로 갈아타며 쉬지 않고 달렸고, 이를 통해 10일이면 3,000킬로미터를 주파할 수 있었다. 당시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속도였다. 황제의 명령이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변방 총독에게 며칠 만에 도달했고, 반란이나 침입 소식이 즉시 중앙에 보고되었다.

이러한 신속한 통신은 군사적으로 결정적인 우위를 제공했다. 몽골군은 광대한 영토에 분산되어 있으면서도 마치 하나의 유기체처럼 움직일 수 있었다. 한 전선에서 위기가 발생하면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다른 지역의 병력이 놀라운 속도로 집결했다. 이는 적들에게는 몽골군이 어디에나 동시에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지게 만들었고, 제국의 군사적 우위를 유지하는 핵심 요소가 되었다. 그러나 얌의 영향은 군사와 행정을 넘어 경제 영역으로까지 확대되었다. 제국이 안정되고 얌 네트워크가 정착되자, 이 시스템은 상인들에게도 개방되었다. 정부가 발급한 통행증인 '파이자(paiza)'를 소지한 상인들은 얌 체계를 이용해 안전하고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 이는 실크로드 무역에 혁명을 가져왔다. 과거 실크로드를 따라 이동하는 대상들은 약탈과 강도의 위험에 항상 노출되어 있었고, 사막과 산악 지대를 통과하는 데 수개월이 걸렸다.

그러나 몽골의 얌 체계 하에서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역참마다 신선한 말과 보급품을 받을 수 있었고, 제국의 보호 아래 안전이 보장되었다. 이동 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되면서 무역 비용이 감소했고, 이는 곧 무역량의 폭발적 증가로 이어졌다. 중앙아시아의 사마르칸트와 부하라 같은 도시들은 이 네트워크의 핵심 허브가 되어 전례 없는 번영을 누렸다. 중국의 비단과 도자기, 중동의 향료와 유리, 유럽의 모직물이 이 도시들을 거쳐 대륙을 가로질렀다. 상인들은 더 이상 전체 여정을 직접 완수할 필요가 없었다. 한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상품을 넘기는 중계 무역이 활성화되었고, 이는 다시 각 지역의 전문화와 경제 발전을 촉진했다. 문화 교류도 활발해졌다. 마르코 폴로를 비롯한 수많은 여행자들이 얌을 이용해 동서양을 오갔다.

이슬람 학자들이 중국의 과학 기술을 페르시아로 전했고, 중국의 인쇄술과 화약 제조법이 서쪽으로 전파되었다. 페르시아의 천문학과 의학 지식이 동쪽으로 이동했다. 얌은 단순히 사람과 물자만을 운송한 것이 아니라, 아이디어와 기술, 문화를 전파하는 통로가 되었다.결과적으로 몽골 제국은 초기의 막대한 고정비 투자를 통해 당대 세계에서 가장 효율적인 통신·교통·경제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 시스템은 제국이 200년 가까이 유지되는 동안 유라시아 대륙의 정치적 안정과 경제적 번영을 뒷받침했다. 얌 역참망은 단순한 인프라가 아니라, 고정비 투자와 네트워크 효과가 어떻게 시너지를 일으켜 문명의 발전을 가속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역사적 사례로 남아 있다.

청랑이 추천하는 다른 글을 읽고 싶다면 클릭하세요!
 

자동차 구매의 시대는 끝났다! : 청랑

지금 자동차 시장은 춘추 전국 시대요즘 자동차를 선택할 때는 고려할 점이 많다. 과거에는 브랜드와 크기, 성능만 고려하면 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내연기관(휘발유, 경유), 가스, 전기, 하이브

jwsbooks.com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