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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굿즈 품절, 고대 그리스에는 '제우스 미니어처' 열풍이 있었다?

by JWS 2025. 7. 29.

방문객 세계 6위를 자랑하는 국립중앙박물관 굿즈 대박나다

국립중앙박물관 상품기획팀 김미경 팀장이 4년간 준비한 ‘반가사유상 미니어처’ 등 기념품들이 출시 즉시 매진되는 돌풍을 일으켰다. 방탄소년단 리더 RM도 매장을 방문했으나 원하는 색상이 없어 구매하지 못했다는 후일담이 공개되었다. 이 인연으로 박물관은 BTS와 공식 협업을 진행했으며 RM은 전시 관람 때마다 SNS 인증 사진을 남겨 긍정적 홍보 효과를 냈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호랑이 캐릭터 ‘더피’가 ‘작호도’ 속 호랑이와 닮아, 해당 배지와 소품 역시 품절 사태를 빚었다. 애니메이션 공개 이후 박물관 방문객이 크게 늘었고, 굿즈는 1인당 구매 수량 제한 후 예약 판매로 전환되어 10월 21일부터 순차 발송된다. 김 팀장은 예상보다 훨씬 많은 사랑을 받아 공급에 어려움을 겪는다며 양해를 부탁했다. 이 사례는 전통문화유산과 현대 대중문화를 결합해 박물관 방문 및 굿즈 수요를 동시에 확대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놀랍게도 고대 그리스에서도 이런 '굿즈 열풍'을 찾을 수 있다.

[출처 : 국립중앙박물관]


신에게 바치는 마음, 미니어처로 담다

고대 그리스 올림피아 제전은 단순한 체육대회가 아니었다. 이곳은 제우스 신을 기리는 신성한 종교 축제의 무대였고, 신전 안에는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거대한 제우스 좌상이 위엄 있게 자리하고 있었다. 피디아스가 상아와 금으로 정교하게 조각한 이 걸작 앞에서 사람들은 경외감에 압도되곤 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 거대한 신상을 집에 가져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서 고대 그리스인들은 똑똑한 해결책을 찾아냈다. 바로 제우스상의 미니어처를 만드는 것이었다. 청동과 테라코타(점토)로 제작된 이 작은 조각상들은 단순한 기념품이 아니라 신에게 바치는 봉헌물이자 신앙심의 표현이었다. 크기는 작았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결코 작지 않았다.


고대 그리스판 ' 맞춤 한정판 굿즈'의 탄생

올림피아에서 출토된 고고학적 증거들을 보면, 당시 장인들이 얼마나 정성껏 이 미니어처들을 만들었는지 알 수 있다. 청동상은 복잡한 주조 과정을 거쳐 제작되었고, 테라코타상은 섬세한 성형과 채색 작업으로 완성되었다. 제우스 모습뿐만 아니라 말, 소, 사자 같은 동물 형태의 미니어처도 다양하게 제작되었다. 흥미로운 점은 이 미니어처들이 일종의 '맞춤 제작'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부유한 귀족들은 자신만의 특별한 색상이나 크기, 심지어 개인의 이름이나 문양을 새긴 독특한 버전을 주문하기도 했다. 마치 오늘날의 한정판 명품처럼 말이다. 각각의 미니어처는 장인의 손을 거쳐 탄생하는 유일무이한 작품이었다.


공급 부족에 시달린 고대 그리스 베스트셀러

미니어처들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했다. 수요가 워낙 많다 보니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심지어 막대한 부를 소유한 귀족들조차 원하는 스타일의 미니어처를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는 일이 빈번했다. 당시 기록을 보면, 특정 색상이나 크기의 제우스 미니어처를 구하기 위해 몇 년을 기다린 사람들의 이야기가 남아 있을 정도다. 이런 현상은 고대 그리스 사회의 단면을 보여준다.

종교적 신앙심과 문화적 자부심, 그리고 소유욕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하나의 사회 현상을 만들어낸 것이다. 올림피아 유적지에서 지금도 계속 발견되는 수많은 미니어처 조각들은 당시 사람들이 얼마나 이런 '성스러운 굿즈'에 열광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증거다. 어쩌면 고대 그리스인들도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 좋은 것, 특별한 것을 소유하고 싶어 하는 마음은 시대를 초월한 인간의 본성인지도 모른다.

고대 유물의 굿즈화(상품화)는 시대와 상관없이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유가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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