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식수원 오봉저수지가 메마르다
강릉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21.8%로 1977년 준공 이후 최저를 기록하며 강릉시는 가정용 계량기 50% 잠금을 포함한 제한급수에 들어간다. 현 저수 상태로는 약 25일만 용수 공급이 가능해 생활용수와 농업용수 동시 위기가 현실화된다. 수압 저하로 고지대 마을의 단수 우려가 커지고, 약 18만 명이 직접적 불편을 겪을것으로 예상한다. 벼 이삭 형성기에 물 공급이 막히면 수확 감소가 불가피해 농가 피해가 우려된다. 강릉시는 생수 8만 병을 비축했고 완전 단수에 대비해 100만 병까지 추가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시는 저수율이 10%대로 더 떨어질 가능성을 경고하며 “전대미문의 재난”이라고 규정했다. 과거 이집트 왕국 역시 비슷한 위기 앞에 어떻게 몰락했는지 살펴보자.

가뭄이 이집트 왕국을 덮치다
기원전 2181년경, 이집트 고왕국은 전례 없는 환경적 위기에 직면했다. 수천 년 동안 이집트 문명의 생명줄 역할을 해온 나일 강의 정기적인 범람이 점차 약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단순한 기후 변화를 넘어 이집트 사회 전체의 기반을 뒤흔드는 재앙의 시작이었다. 나일 강의 범람은 이집트 농업의 핵심이었다. 매년 여름철 범람으로 운반되는 비옥한 토사는 나일 강 유역의 토양에 필수적인 영양분을 공급했고, 이를 바탕으로 한 풍부한 농업 생산이 이집트 왕국의 부와 안정을 보장해왔다.
그러나 범람이 약화되면서 이러한 자연의 선물이 점차 사라져갔다. 가뭄의 장기화는 농업 생산성을 급격히 떨어뜨렸다. 관개 시스템 또한 충분한 물 공급을 받지 못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고, 이는 농작물 수확량의 대폭적인 감소로 이어졌다. 이집트 전역에서 농민들은 메마른 땅을 바라보며 절망에 빠졌고, 곡창지대였던 나일 델타 지역마저 생산력을 잃어갔다.이러한 농업 위기는 곧바로 사회 전반의 위기로 확산되었다. 식량 부족이 일상화되면서 기근이 만연했고, 백성들의 생존 자체가 위협받기 시작했다. 수천 년간 안정적이었던 이집트 사회의 기반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가뭄은 이집트 왕국을 무너뜨리다
약 130년간 지속된 가뭄과 농업 위기는 이집트 왕국의 정치적, 사회적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가장 직접적인 결과는 중앙 권력의 급격한 약화였다. 파라오로 대표되는 중앙 정부는 더 이상 전국을 효과적으로 통치할 수 없게 되었고, 이는 고왕국 체제의 붕괴로 이어졌다. 권력의 공백은 지방 세력들의 부상을 촉진했다. 노마르크(지방 영주)들은 이러한 혼란 상황을 기회로 삼아 독립적인 세력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각자의 영역에서 자치권을 확대하며 사실상 독립 왕국과 같은 지위를 확보해나갔다. 중앙 통제가 사라진 상황에서 이집트는 수많은 소규모 정치체들로 분열되었다.
특히 심각한 것은 북부 하이집트와 남부 상이집트 간의 분열과 내전이었다. 통일 이집트의 상징이었던 두 지역 간의 결속이 깨지면서 각각 별도의 왕조를 세우고 서로 패권을 두고 경쟁하게 되었다. 이러한 정치적 분열은 국가 전체의 불안정을 더욱 가중시켰다. 중앙 정부는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곡물 배급 시스템을 도입하고 수리시설 정비에 나섰다. 관개 시설의 복구와 확장을 통해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했지만, 근본적인 기후 변화 앞에서 이러한 대응책들은 한계를 드러냈다. 오히려 물 자원을 둘러싼 경쟁은 지방 세력 간의 갈등을 심화시켰고, 권력 재편을 더욱 가속화하는 결과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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