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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랑 세상 식견/청랑 이슈 식견

미국 정부 인텔 지분 인수, VOC 몰락에서 본 성공과 실패의 법칙

by JWS 2025. 8. 26.

위기의 인텔은 자력이 아닌 국가의 지원을 선택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칩스법 보조금과 국방 예산을 결합해 인텔 보통주 4억3330만주(지분 9.9%)를 약 17% 할인된 가격에 매입하며 최대주주가 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인텔 모두에 큰 이익”이라 자평하지만, 시장에선 정부 지분 참여가 “너무 커서 실패 못 하게” 만드는 신호인 동시에 지배구조·이해충돌 리스크를 키운다는 우려가 낳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텔 부흥의 관건이 정부 돈이 아니라 최첨단 공정 물량을 채워줄 외부 고객 확보와 수율 개선이라고 지적한다. 미국 정부의 직접 지분 보유가 자유시장 체제에서 이례적이어서 ‘국가 관리 자본주의’로의 전환 신호라는 비판도 적지않다.

백악관은 “국가안보 핵심 산업이어서 정당하다”고 반박하지만, 최대주주 정부의 정치적 압력이 공장 입지·R&D·배당 같은 의사결정을 왜곡할 수 있다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과거 중국식 산업정책의 성과와 부작용을 거론하며, 보조금 확대보다 ‘프렌드쇼어링’ 등 공급망 다변화를 우선하라는 대안이 제시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번 거래는 인텔의 단기 자금엔 도움 되나, 장기 경쟁력은 기술·수율·고객사 유치에 달렸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인텔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 과거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에서 답을 찾아보자.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 로고와 미국 성조기. [로이터]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 번영의 시작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VOC)는 1602년 네덜란드 의회의 주도로 기존의 여러 무역회사들을 통합하여 탄생했다. 설립 당시 회사는 네덜란드 정부로부터 아시아 무역에 대한 21년간의 독점권을 공식적으로 부여받았으며, 이는 단순한 상업적 특권을 넘어서는 것이었다.VOC의 가장 독특한 특징은 상업회사이면서도 국가적 권한을 행사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회사는 독자적으로 군사권을 행사하고 식민지 영토를 관리할 수 있는 자치권을 인정받아, 사실상 국가를 대신해 외교, 전쟁, 통치 기능까지 수행했다.

이러한 광범위한 권한은 네덜란드 정부가 직접 나서기 어려운 먼 바다 너머의 아시아 지역에서 국익을 추구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VOC는 또한 역사상 최초로 주식을 발행하고 글로벌 투자자들을 모집한 근대적 주식회사의 원형이었다. 이러한 혁신적인 자본조달 방식을 통해 대규모 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고, 17세기 동안 네덜란드의 경제 발전과 해상 패권 확립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정부는 회사 경영에 직접 개입하기보다는 독점 특허 부여와 군사력 지원을 통해 간접적으로 통제하며, 회사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했다.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 번영하던 시기의 지도와 모습


정부 믿고 방만 경영한 동인도 회사 막을 내리다

18세기에 들어서면서 VOC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 영국과의 경쟁 심화, 내부 부패의 확산, 지속적인 전쟁으로 인한 비용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회사의 재정 상황이 급속히 악화되었다. 특히 회사의 권력이 확장되면서 사익 추구와 공적 목적인 식민 통치 사이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네덜란드 정부는 VOC에 대한 견제와 감독을 점진적으로 강화하기 시작했다. 초기의 간접적 통제 방식에서 벗어나 회사 운영에 더욱 직접적으로 개입하려 했지만, 이미 구조적 문제가 깊어진 상태에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했다. 결국 18세기 말 VOC는 사실상 파산 상태에 이르렀고, 1799년 공식적으로 해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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