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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D램과 쌀값 동시 폭등, 과거 조선의 물가를 잡던 시스템은?

by JWS 2025. 11. 28.

D램 반도체,쌀 값 심상치 않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생산자물가가 전년동월 대비 1.5% 상승해 2월 이후 8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로는 0.2% 올라 두 달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으나 9월(0.4%)보다 상승 폭은 둔화됐다. 물가 상승을 견인한 요인은 AI 수요 확대로 인한 반도체 가격 강세와 농림수산물 가격 상승으로 요약된다. D램 출고가는 전년동월 대비 46.5%, 낸드 플래시는 24.2% 상승했고, 금괴 등 금속제품 가격도 큰 폭으로 뛰었다. 농산물 중 쌀값은 재고 감소와 신곡 출하 지연 영향으로 27.8% 급등했다. 소매 기준 쌀 20㎏ 평균 가격은 6만8435원으로 1년 전보다 14.2% 높아 소비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정부는 공공비축 쌀 45만t을 유지하되 신곡 비축을 40만t으로 확대하고, 시장격리 등을 포함한 전체 신곡 격리량은 전년 대비 약 10만t 축소했다. 농식품부는 10월 중순 이후 신곡 출하 확대에 따라 산지·소비자 쌀값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율 상승에 따른 수입물가 상방 압력도 커지며 국내공급물가지수는 전년동월 대비 1.4% 올라 3월 이후 최고였다. 10월 원·달러 환율은 한 달 새 21원 상승해 비용 인상 요인을 확대했다. 물가 상승이 커지면서 정부도 대응에 절치부심하고 있다. 과거 조선왕조도 쌀값을 관리하게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쳤다.


조선의 쌀 감시청 평시서

평시서는 조선시대 시장 경제를 감독하고 물가를 안정시키는 핵심 관청이었다. 이 기관의 주된 임무는 시장의 가격 변동을 상시 감시하고, 상인들의 거래 행위를 감독하며, 생활필수품의 물량을 확보하고 조절하는 것이었다. 평시서는 특히 곡물과 생필품 가격이 급등할 때 직접적인 시장 개입을 단행했다. 비축해둔 곡물을 시장에 방출하여 공급을 늘리거나, 상인들의 사재기와 부정거래를 단속하여 인위적인 가격 조작을 막았다. 이는 국가가 단순한 감시자가 아니라 적극적인 시장 조정자로 기능했음을 보여준다. 대동법 시행 이후에는 평시서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지역 특산물 대신 쌀로 통합된 공물 납부 방식이 확립되면서, 쌀의 상품화와 유통이 크게 활성화되었기 때문이다. 평시서는 시전 상인과 공인(공납 조달상인)을 통해 곡물과 생필품을 조달하고, 전국적인 곡가 변동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체계를 갖추었다. 환곡제와의 연계도 평시서 운영의 핵심이었다. 각 고을에 비축된 환곡(국고 곡식)을 춘궁기나 가격 급등기에 빈민과 농민에게 저리로 빌려주거나, 직접 시장에 방출하여 쌀값을 안정시켰다. 평시서는 이러한 방출 시점과 물량을 조율하며, 국가가 "곡물의 공급자"이자 "가격 조정자"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도록 했다.이 시스템은 긴급 상황에서 쌀값의 극단적 급등을 완화하고, 지방과 중앙 시장 간 쌀 유통망을 확대하여 전국 단위 시장가격 통합과 안정을 도모하는 데 일정한 성과를 거두었다.

평시서 인장 출처:국립고궁박물관


조선 화폐 상평통보 쌀 유통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다

상평통보는 1678년 숙종대부터 전국적으로 유통된 법정화폐로, 조선 후기 물가 안정과 상업 활성화의 중요한 수단이었다. 국가는 화폐 유통을 강제하고 세금도 동전으로 받는 금납화를 확대하여, 현물 거래 중심이던 경제구조를 화폐 경제로 전환시켰다. 상평통보의 도입은 쌀을 비롯한 곡물 유통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왔다. 이전에는 곡물 거래가 주로 현물 교환 방식으로 이루어져 운송과 보관에 많은 비용이 들었다. 그러나 화폐를 매개로 한 거래가 확산되면서, 무거운 곡물을 직접 운반하지 않고도 원거리 거래가 가능해졌고, 이는 유통 비용을 크게 낮추는 효과를 낳았다. 국가는 상평통보 유통을 촉진하기 위해 적극적인 정책을 펼쳤다. 시전 상인들에게 자본을 대여하여 상업 활동을 장려했고, 동전 사용을 확대하여 상거래의 편의성을 높였다.

이는 단순한 화폐 공급을 넘어, 시장 경제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국가 주도의 경제 개입이었다.
대동법과 상평통보의 결합은 특히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 공물이 쌀로 통합되어 거두어지면서 쌀의 상품화가 본격화되었고, 화폐로 이를 거래할 수 있게 되면서 쌀 유통 시장이 전국적으로 확대되었다. 공인들은 대동미를 화폐로 환산하여 필요한 물품을 조달했고, 이 과정에서 쌀 시장의 가격 메커니즘이 더욱 정교해졌다. 상평통보는 물가 안정 정책의 실행 도구로도 기능했다. 화폐 유통이 활성화되면서 곡가와 물가의 변동을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되었고, 평시서는 이를 바탕으로 시장 개입의 시점과 규모를 결정할 수 있었다. 환곡 방출과 화폐 유통의 조합은 쌀값 안정이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하는 핵심 메커니즘이 되었다.결과적으로 상평통보는 단순한 교환 수단을 넘어, 조선 후기 쌀 중심 경제에서 유통 비용을 낮추고 시장 효율성을 높이며 물가 안정을 실현하는 경제정책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잡았다.

상평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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