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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다 이루어질 지니’, 고려사 속 아랍 교역의 실체를 불러내다

by JWS 2025. 10. 11.

넥플릭스의 야심장 "다 이루어질 지니" 속 고려사 등장하다

넷플릭스 드라마 '다 이루어질지니'는 천 년 만에 깨어난 램프의 정령 지니(김우빈)와 감정이 결여된 인간 가영(수지)이 세 가지 소원을 둘러싸고 펼치는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다. 수지는 극중 반사회적 인격 장애를 지닌 가영 역을 맡아 할머니가 정해준 룰과 루틴만을 따르며 살아가는 복잡한 캐릭터를 소화했다. 비현실적 상황에도 무표정하고 소원 제안에도 무반응이던 가영은 지니를 만난 후 전망대 꼭대기에서 기묘한 웃음을 짓는 등 예측 불가능한 모습을 보였다. 지니에게 폭력을 쓰고 티격태격하면서도 키스의 매력에 빠져 지니가 정해준 새로운 루틴만을 기다리는 가영의 모습은 극의 재미를 더했다. 극 중 수지는 전생에 아랍상인에게 노예로 끌러가는 고려소녀로 등장한다. 중세 고려사에서는 실제로 아랍인과의 거래가 있었을까?


상업으로 번영했던 고려 아랍시장까지 이어지다

고려시대는 개방적인 대외 무역 정책으로 국제 상업이 크게 번영했던 시기였다. 특히 수도 개경 인근의 벽란도는 동아시아 최대 국제 무역항으로 송나라, 일본뿐만 아니라 멀리 아랍 상인들까지 드나들었다. 《고려사》에 따르면 현종 15년(1024년) 하산 라자를 비롯한 아랍 상인 100여 명이 고려를 방문했고, 정종 6년(1040년)에는 보나합이라는 아랍 상인이 다시 찾아왔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이들이 가져온 향료, 약재, 산호, 진주, 공작 깃털, 유리 제품 등 서역의 희귀한 물품들은 고려 귀족층의 큰 관심을 받았으며, 고려는 이에 대한 답례로 금, 은, 비단, 인삼, 고려청자 등을 제공했다.

벽란도를 중심으로 형성된 국제 시장에서는 다양한 언어와 문화가 교차했고, 아랍 상인들은 단순히 물품만 거래한 것이 아니라 이슬람 문화와 지식까지 전파했다. 중세 아랍 지리학자 이븐 후르다드비의 《도로와 왕국 총람》에는 고려가 금과 산이 풍부한 부유한 나라로 기록되어 있어, 당시 아랍 세계에서도 고려의 경제적 번영이 널리 알려져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활발한 교역은 고려를 동서 문명 교류의 중요한 거점으로 만들었으며, 개경에는 무슬림 공동체가 형성되어 독특한 다문화 사회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고려에 귀화했던 아랍인들 한국 일부 성씨 시조였다?

고려에 귀화한 아랍 및 무슬림 인물들은 고려 사회에 깊숙이 뿌리를 내리며 한국 역사에 중요한 족적을 남겼다. 가장 대표적인 인물은 덕수 장씨의 시조인 장순룡으로, 그는 원래 투르크계 무슬림 출신으로 몽골 공주의 시종관으로 고려에 들어왔다가 귀화했다. 충렬왕 때 고위 관료로 활약한 그의 후손들은 조선시대까지 이어지며 한국 사회의 주요 성씨 중 하나를 형성했다. 경주 설씨의 시조인 설손은 신장 위구르 지역 출신의 무슬림 학자로, 원나라 황제에게 경전을 가르치던 고위 학자였으나 홍건적의 난을 피해 고려로 건너와 부원후라는 높은 관직을 받았다.

그는 학문적 소양을 바탕으로 고려 조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으며, 그의 후손들 역시 조선시대 문신으로 명성을 떨쳤다. 민보는 충렬왕 때 무관으로 활동하며 고려와 원나라 사이의 외교 사절 역할을 담당했던 귀화 무슬림으로, 양국 간 관계 개선에 기여했다. 이들 외에도 원 간섭기 이후 중앙아시아와 아랍 지역 출신의 색목인들이 다수 고려에 정착해 상업, 행정, 군사, 학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했다. 이러한 귀화 아랍인들의 존재는 고려가 단순히 폐쇄적인 동아시아 국가가 아니라 서역 문명까지 포용하는 국제적이고 개방적인 사회였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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