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저가 드론으로 미국의 고가 요격 미사일 소비시키고 있어
이란이 저가 자폭 드론을 대량 투입해 미국과 동맹국의 고가 요격미사일을 소진시키는 '비용 비대칭 소모전' 양상이 중동 전장에 뚜렷해지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바레인 마나마의 미 해군 5함대 기지와 인근 민간 건물이 자폭 드론 공격을 받았고, 같은 날 UAE 두바이 팜 주메이라에서도 호텔 화재가 발생했다. 공격에 사용된 것으로 지목된 무기는 이란 혁명수비대의 일회용 자폭 드론 '샤헤드-136'로, 목표물에 그대로 충돌해 폭발하는 방식이다. 미국과 주변국은 패트리엇 등 방공망으로 요격하고 있으나, 드론의 물량이 워낙 많아 방공망에 '구멍'이 생기고 민간 피해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핵심은 비용의 불균형이다. 보도는 수천만 원대 드론 한 대를 막기 위해 수십억 원대 요격 미사일이 소모되는 구조를 강조한다.
전문가들은 고가 요격체계의 재고·보충 속도까지 고려하면 방공망이 장기전에 취약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란이 값싼 드론을 '가랑비'처럼 지속적으로 퍼부어 상대의 방공 자원을 고갈시키는 전술을 구사한다는 해석이 힘을 얻는다. 러시아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이란제 샤헤드 드론을 대량 운용해 우크라이나 방공망을 압박한 전례가 언급되며, 동일한 비대칭 전략이 재현되는 모습이다. 결국 전장은 "한 발의 가격"보다 "지속 가능한 소모율"이 승패를 가르는 국면으로 이동하고 있고, 방공의 경제성과 물량전이 새로운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이란 국영 매체는 자폭 드론이 대규모로 저장된 지하 시설을 공개해 심리적 압박 효과까지 노리고 있다. 이런 상황은 처음이 아니다. 14세기 백년전쟁에서 잉글랜드 장궁이 프랑스 중무장 기사를 반복적으로 제압한 사례는, 저비용·대량 무기가 어떻게 고가 전력의 투자 논리를 붕괴시켰는지 보여주는 예이다.

말과 대형을 무너뜨린 장궁 시스템
잉글랜드군은 크레시(1346), 푸아티에(1356), 아쟁쿠르(1415)에서 공통적으로 좁고 진흙 많은 지형, 양익에 숲·울타리를 끼는 방어적 포지션, 장궁수 앞에 박은 말막이 말뚝을 활용해 기병이 정면으로만 달려오게 만들었다. 장궁수의 임무는 "기사들을 다 죽이는 것"이라기보다, 말과 덜 중무장한 병력을 대량으로 쓰러뜨려 대형을 붕괴시키고, 혼란·병목·낙마를 유도해, 마지막엔 보병·하마 기사(dismounted men-at-arms)가 근접전으로 마무리하는 구조였다. 장궁은 "싸고 빠른 화력"으로 기동·지휘를 붕괴시키는 역할이고, 결정타는 여전히 보병 집단이 담당하는 복합 시스템이었다. 실험·연구를 보면, 고품질 판금 갑옷은 정면에서 장궁 화살을 상당히 잘 버텼고, 장궁이 "기사를 종이처럼 관통했다"는 이미지는 과장된 면이 있다. 그러나 기사 아닌 보병·서기·팔 보호가 약한 부위, 특히 말(측면·엉덩이·목)은 장궁 화살에 훨씬 취약했다. 푸아티에·아쟁쿠르 설명에서 역사가들은 "장궁의 주요 효과는 말을 대량으로 쓰러뜨려 기병 전열을 엉망으로 만들고, 진흙과 쓰러진 말·사람이 만든 장애물로 인해 뒤따르는 기사들이 압사·질식·난투에 휘말린 것"이라고 분석한다. 고가 전력의 핵심인 "기동력·충격력"을 제거함으로써, 기사 체계의 투자 대비 효율을 붕괴시킨 것이다.

기사 한 명 대 장궁수 수십 명의 비용
14세기 기사·중무장 기병의 기본 연봉은 하급 기사 기준 연 20파운드 안팎, 상급은 그 이상이었다. 전마(destrier)는 14세기 영국에서 약 30~40파운드 수준으로, 숙련 장인 수년치 임금에 해당했다. 갑옷·무기·부마 등까지 합하면, 한 명의 '완비된 기사'는 평민 수십~수백 명분 자본을 묶어두는 고비용 전력이었다. 반면 장궁수·보통 보병은 14세기 잉글랜드에서 하루 3펜스(3d) 정도, 기병은 2~3배 임금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나무와 단순 철촉으로 만드는 장궁·화살은 고가의 판금·마 갑옷·전마보다 훨씬 저렴하고, 대량 생산이 가능했다. 전투에서 기사 1명이 낙마하거나 장비·말을 잃으면 막대한 손실이지만, 궁수 몇 명 손실은 재정적으로 훨씬 저렴했다. "희생 대비 상대 전력 파괴" 면에서 장궁 체계는 명백한 가성비 우위였다. 크레시(1346)에서 잉글랜드군은 수적으로 열세였지만, 높은 언덕과 진흙, 장궁 집중 배치로 제노바 석궁병을 포함한 프랑스 측 중·경보병을 우선 제압하며, 고가 기병의 돌격을 연속적으로 무력화했다.
푸아티에(1356)에서 블랙 프린스의 잉글랜드군은 숲·울타리·좁은 통로를 이용해 프랑스 기병이 분산·병목된 상태로 들어오게 만들었고, 장궁 화살로 말과 선두를 무너뜨린 뒤 보병·하마 기사로 포위·포획을 수행했다.아쟁쿠르(1415)는 가장 극단적인 사례였다. 비·진흙·좁은 전장에 말뚝을 박고 방진을 짠 잉글랜드군이, 수적으로 압도적인 프랑스 귀족 기사층을 몇 겹으로 쓸어버렸다. 궁수와 보병 중심의 "싼 군대"가 엄청난 몸값의 기사 계급을 학살한 상징적 전투로 남았다. 이 전투들은 모두 "적의 고가 전력을 대량 소모시키며, 자기 측은 비교적 저렴한 인력·무기로 버티는" 구조를 보여준다. 프랑스·부르고뉴 등에서는 반복되는 패배와 기사·전마 손실로 인해 봉건 의무에 의존한 기사 동원 체계의 한계가 드러났고, 직업 보병·궁병·용병(파이크·화기) 중심 체계로의 전환 필요성이 점차 인식되었다. 장궁 자체는 영국 특유의 훈련·사회 구조(어릴 때부터 사격, 법적 의무 등)에 의존해 '수출'되진 않았지만, "고가 중기병의 일방적 우위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메시지는 유럽 전역에 퍼졌고, 이후 파이크·총기·보병 방진 중심의 군사혁명으로 연결되는 전환의 한 축을 이루었다. 백년전쟁의 잉글랜드 장궁은 단순히 "좋은 활"이 아니라, "비용 구조와 전술 체계"를 바꿔 귀족 기사 전력의 투자 논리를 붕괴시킨 사례였다.
| 청랑이 추천하는 다른 글을 읽고 싶다면 클릭하세요! |
이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역사 속 해협 통제로 일어난 전쟁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경제 압박하는 이란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고위 관계자가 2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개 위협하면서 해협 봉쇄 우려가 급격
jwsmento.com
'청랑 세상 식견 > 청랑 이슈 식견'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가톨릭 주교 자금 횡령과 성매매 체포로 보는 독신제의 역설 (1) | 2026.03.10 |
|---|---|
| '왕과사는 남자' 장항준 감독과 김은희 작가 부부, 역사 속 비슷했던 부부는? (1) | 2026.03.07 |
| 이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역사 속 해협 통제로 일어난 전쟁은? (1) | 2026.03.06 |
| '왕과 사는 남자' 수양대군을 만든 한명회, 이름이 지명이 된 서울 '압구정'의 역사 (0) | 2026.03.05 |
| 미국 이란 하메네이 제거가 불러온 혼란, 역사로 보는 권력의 재배치 (1) | 2026.03.0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