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진웅 논란과 '사회적 매장' 논쟁
최근 배우 조진웅의 과거 소년범 의혹과 은퇴 선언은 우리 사회에 어떤 화두를 던졌습니까?
배우 조진웅이 지난 6일 과거사 의혹으로 은퇴를 선언하면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범죄의 책임 범위'와 '사회적 매장'에 대한 격렬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 국민의힘(여권): "성폭행·강취 등 악질 범죄"라며 강력 비판, 정의와 책임 강조.
- 범여권 일각: 청소년기 범죄에 대한 사회적 매장의 정당성 문제 제기, 갱생과 비례성 강조.
이 사태는 단순한 연예계 이슈를 넘어, 공인의 잘못에 대해 사회가 그 존재를 어떻게 처벌하고 기억에서 배제하는지에 대한 담론으로 확장되었습니다. 이는 고대 로마의 '다므나티오 메모리아에(Damnatio Memoriae)'와 놀라울 정도로 유사한 양상을 띱니다.

다므나티오 메모리아에(Damnatio Memoriae)란 무엇인가?
로마의 '기억 말살형'은 어떤 형벌이었습니까?다므나티오 메모리아에는 '기억의 저주' 또는 '기억의 파기'로 불리는 고대 로마의 정치·법적 제재입니다. 공인의 명예를 법적·의례적으로 박탈하여 역사에서 그 존재 자체를 완전히 지워버리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 대상: 황제, 황족, 고위 귀족 등 공적 상징성이 큰 인물 (반역, 황제 암살 모의 등 중죄인).
- 성격: 단순한 보복이 아닌, 원로원 결의나 황제 명령에 의한 체계적인 '공공 의례'이자 정치적 단죄.
로마는 어떻게 기록을 지웠는가?
기억 말살형은 구체적으로 어떤 절차를 통해 집행되었을까? 원로원의 결의문 선포 후, 다음과 같은 철저한 물리적·의례적 파괴 행위가 뒤따랐습니다.
- 기록 삭제: 비문, 기념비, 공문서에서 이름을 끌로 긁어내거나 구멍을 뚫음.
- 형상 파괴: 동상과 흉상의 얼굴을 훼손하거나 머리 부분만 다른 인물로 교체.
- 계승 금지: 후손들이 해당 죄인의 이름을 쓰지 못하게 하고, 장례 의식에서 초상화 사용 금지.
- 시신 모욕: 묘를 파헤치거나 시신을 제대로 매장하지 않고 강에 버림.
역사적 실제 사례: 세야누스와 피손
다므나티오 메모리아에가 적용된 대표적인 역사적 인물은 누구입니까?티베리우스 황제 시대의 두 권력자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 루키우스 아엘리우스 세야누스 (근위대장):
- 황제 암살 음모 발각 후 즉결 처형 및 시신 유기.
- 로마 전역에서 동상 철거 및 기록 삭제, 가족과 지지자들까지 대규모 숙청.
- 그나이우스 칼푸르니우스 피손:
- 게르마니쿠스 장군 독살 혐의로 반역죄 판결.
- 원로원 결의문(Senatus Consultum)을 통해 초상 제거 및 후손의 성(姓) 사용 금지 명시.
지울수록 선명해지는 역설
이 형벌이 현대 사회에 주는 교훈은 무엇입니까? 로마의 다므나티오 메모리아에는 권력의 잔혹함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역사는 인위적으로 지울 수 없다"는 아이러니를 증명합니다. 이름이 깎여나간 비문의 흔적과 얼굴이 훼손된 동상은 오히려 그 인물의 몰락과 당대의 정치적 격변을 더욱 선명하게 증언하고 있습니다. 최근 학계는 이를 단순한 '기억의 소멸'이 아닌, 권력의 정당성을 과시하기 위한 '새로운 기억의 생산' 과정으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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