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과 사는 남자 중 한명회 악역을 맡은 유지태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96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중인 가운데, 배우 유지태가 악역을 고집해온 특별한 이유가 온라인상에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근 한 방송에 출연한 유지태는 과거 '황진이' 출연 당시부터 캐릭터의 카리스마를 위해 직접 눈꼬리를 올리는 분장을 제안하는 등 남다른 연기 철학을 보여주었다고 밝혔다. 이번 영화에서도 그는 한명회 역을 완벽히 소화하기 위해 테이핑으로 날카로운 인상을 만들고 체중을 100kg대까지 증량하며 캐릭터 완성도를 높였다.특히 유지태는 악역을 주로 맡게 된 결정적인 계기로 결혼 후 아내인 김효진에 대한 배려를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가정이 있는 상태에서 멜로 연기를 하는 것에 부담을 느껴 전략적으로 악역에 더 집중하게 되었다는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 지난 2011년 결혼해 슬하에 두 아들을 둔 그는 일과 가정 모두에 충실한 모습으로 대중의 응원을 받고 있다. 해당 발언을 접한 네티즌들은 가정을 소중히 여기는 그의 태도에 '진정한 사랑꾼'이라며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유지태가 맡은 역 한명회가 지은 이름은 요즘 부동산에 가장 핫한 지명중 하나가 되었다.

갈매기와 벗한다던 권력의 정점
'압구정(狎鷗亭)'이라는 이름은 "세상 풍파를 잊고 강가의 갈매기와 벗하며 지낸다"는 뜻이다. 한명회는 단종을 몰아내고 세조를 왕으로 세운 '일등공신'이자, 두 딸을 예종과 성종의 비로 들여 '두 번의 국구(왕의 장인)'가 된 조선 최고 권력자였다. 1453년 계유정난 당시 단종의 충신들을 제거하기 위해 '살생부'를 적었던 인물이 한명회다. 단종을 영월 청령포라는 천혜의 감옥으로 보낸 결정적인 배경에도 그의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었다. 이런 인물이 퇴임 후 유유자적하겠다며 한강변에 초호화 정자를 짓고 '청렴한 은둔자'를 자처한 것이다. 당시 선비들은 손에 피를 묻히며 권력을 잡은 그가 '청렬한 은둔자' 흉내를 내는 것을 보고, "갈매기가 너의 권세가 무서워 도망갈 것"이라며 비웃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압구정은 당시 한강 변에서 가장 경치가 좋은 곳에 세워진 초호화 정자였다. 하지만 이 정자는 한명회 몰락의 시발점이 되기도 했다.

청렴 이미지가 무너진 순간
성종 시절, 한명회는 명나라 사신을 압구정에서 대접하겠다며 왕만 사용할 수 있는 '궁중 차일(천막)'을 빌려달라고 요청했다. 성종이 이를 거절하자 한명회는 대놓고 불만을 표시했고, 이를 계기로 '무소불위의 권력자'였던 그는 대간들의 탄핵을 받아 정계에서 물러나게 되었다. 결국 그가 갈매기와 놀겠다던 정자가 그의 권력욕을 증명하는 족쇄가 된 셈이다. 한명회는 자신을 청렴한 은둔자로 포장하려 했지만, 압구정이라는 물리적 공간 자체가 그의 과도한 권력과 재력을 증명하는 증거가 되어버렸다. 현재 압구정이라는 정자는 남아있지 않다. 한명회 사후 방치되다가 철거되었고, 그 터를 짐작하게 하는 바위에 새긴 글씨 정도만 전해졌으나 그마저도 현대 개발 과정에서 사라졌다. 현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72동과 74동 사이 언덕 근처가 실제 압구정이 있던 자리로 추정되며, 지금은 그 자리에 '압구정 터'를 알리는 표석만이 덩그러니 남아 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화려한 땅값이 된 '압구정동'의 유래가 바로 한명회의 호이자 정자 이름에서 왔다는 사실은 아이러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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