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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랑 교육 식견

홍콩 여성 1,430만원 먹튀, 온라인 데이트 사기와 고대 무전취식의 닮은꼴

by JWS 2025. 9. 16.

첫만남 사기로 홍콩 여성 식당에 천만원 지불하다

홍콩의 한 고급 레스토랑에서 텔레그램으로 만난 남성과 식사하던 31세 여성이 남성이 “화장실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사라지자 8만HKD(약 1430만 원)를 대신 결제한 사건이 발생했다. 남성은 자신을 변호사로 소개했고, 여성은 친구 도움으로 결제 후 경찰에 사기 혐의로 신고했다. 영수증에는 1인 2,388HKD짜리 최고급 코스와 함께 크루그 ‘Clos’ 샴페인(한 병 약 7만1,800HKD)이 포함돼 고액 청구의 상당 부분이 주류에서 발생했다. 현지 경찰은 수사 중이나 아직 체포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은 홍콩 사회에서 ‘첫 만남에 고액 만찬’ 논란과 함께 피해자에 대한 동정·비판이 엇갈리며 화제가 됐다. 외식업계는 고급 레스토랑에서 거액을 쓰고 도주하는 ‘먹튀’가 드물지 않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번 사례는 온라인 만남, 신분 사칭, 고가 주류 주문, 잠시 자리를 비운 뒤 이탈이라는 전형적 패턴을 보인다. 사기를 친 남자는 고대 그리스·로마의 ‘파라시토스’ (플라우투스 희극 등장)처럼 타인의 초대와 식탁을 교묘히 이용해 무전취식·사기성 행각을 벌이는 인물상과 유사해 보인다.  파라시토스는 어떻게 무전취식을 했는지 알아보자.

 


파라시토스라는 이름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파라시토스(parasitos)'라는 용어는 그리스어 '파라(para, 옆에)'와 '시토스(sitos, 곡물/음식)'의 합성어로, 문자 그대로 '음식 옆에 있는 자'를 의미한다. 원래 고대 그리스에서는 신전의 제사에서 곡물을 나누어 먹는 관리인이나 조력자를 지칭하는 중립적 용어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 단어는 타인의 식탁에 얹혀 사는 사람, 즉 남의 호의와 환대를 악용하여 무료로 식사를 얻어먹는 사람을 가리키는 부정적 의미로 변화했다. 이러한 의미 변화는 고대 그리스-로마 사회에서 식사와 환대가 갖는 특별한 사회적 의미와 관련이 있다. 고대 사회에서 식사 초대는 단순한 음식 제공이 아니라 신뢰와 우정, 사회적 유대를 상징하는 신성한 행위였다. 따라서 이러한 환대를 순수하지 못한 동기로 이용하는 행위는 사회적 신뢰를 훼손하는 심각한 도덕적 문제로 인식되었고, 파라시토스라는 용어는 그러한 배신 행위를 지칭하는 경멸적 표현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무전취식의 대명사가 되다

파라시토스는 플라우투스의 로마 희극과 고대 그리스 희곡에서 전형적인 인물 유형으로 확립되면서 무전취식의 대명사가 되었다. 이들은 작품 속에서 교묘한 말솜씨와 아첨으로 부유한 주인의 환심을 사며 식사를 얻어먹는 모습으로 그려졌다. 특히 자신의 처지를 당당하게 인정하면서도 뻔뻔스럽게 타인의 대접을 당연시하는 캐릭터로 묘사되어 관객들에게 웃음과 동시에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문학작품에서의 이러한 반복적 등장은 파라시토스를 단순한 개별 인물이 아닌 사회적 유형으로 고착화시켰다. 이들은 유머러스한 웃음거리였지만, 동시에 공동체의 도덕적 경계선을 제시하는 반면교사 역할을 했다. 환대의 미덕을 악용하는 파라시토스의 모습을 통해 고대 사회는 진정한 우정과 가식적 이용의 차이, 그리고 사회적 신뢰를 지키기 위한 경계의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결국 파라시토스는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무전취식과 기생적 삶의 대명사로 자리잡았으며, 현대에도 이런 인물이 존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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