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의 사막에서 숲을 가꾸는 한국의 기술력
청랑 배경지식 · 동서양 근현대사에서 읽는 오늘의 사막화와 조림
사막화는 나무를 많이 심는다고 멈추지 않고 숲이 살아남을 물·토양·주민의 삶까지 함께 바꿔야 늦출 수 있다
몽골 ‘상생의 숲’에서 만나는 1930년대 미국 방풍림, 1973년 한국 치산녹화와 1978년 중국 삼북방호림
몽골 수도 울란바타르에서 서쪽으로 약 110㎞ 떨어진 바양항가이 솜에는 주변의 황량한 초원과 다른 풍경이 생기고 있다. 2022년부터 대한민국 산림청·한국임업진흥원과 환경단체 푸른아시아가 추진하는 ‘상생의 숲’이다. 푸른아시아의 사업자료에 따르면 이 사업은 2022~2026년 5년 동안 100ha, 즉 100만㎡에 약 10만 그루를 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최근 현장 보도에서는 지금까지 약 7만 그루가 식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숲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외국에 나무를 심었다는 데 있지 않다. 몽골은 세계적으로 토지 황폐화 압력이 큰 국가다. 유엔개발계획이 인용하는 2020년 평가에서는 국토의 76.9%가 일정 수준의 토지 황폐화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류됐다. 몽골의 국가적응계획은 1940~2022년 연평균 기온이 약 2.46℃ 상승했다고 정리한다. ‘사막화’와 ‘토지 황폐화’는 조사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기사마다 비율이 조금씩 다르게 제시될 수 있지만, 기후변화와 가뭄·목초지 압력이 국토의 넓은 범위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은 여러 공식자료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된다.
목축업 중심의 생활에도 충격이 이어졌다. 2023~2024년 몽골은 가뭄과 혹한, 폭설과 결빙이 결합한 재해인 조드(dzud)를 겪었고 정부와 유엔의 사후평가에서는 2024년 약 744만 마리의 가축이 폐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여름에 목초가 충분히 자라지 못하면 가축의 영양상태가 약해지고, 이후 혹한과 눈·얼음이 먹이 접근을 막을 때 피해가 커질 수 있다. 토지 황폐화는 흙의 문제가 아니라 주민의 소득과 이동, 식량과 지역공동체의 문제이기도 하다.
한국과도 무관하지 않다. 기상청은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황사의 주요 발원지를 고비사막·내몽골고원, 중국 북동부 사막지역, 황토고원 등으로 설명한다. 이 가운데 고비사막·내몽골고원에서 직접 오거나 다른 지역을 거쳐 오는 경우를 합치면 약 81%에 이른다. 따라서 몽골과 중국 북부의 토지 황폐화는 현지 주민의 생계 문제이면서 동북아시아가 함께 겪는 대기환경 문제이기도 하다.
몽골 정부도 2030년을 향한 ‘10억 그루 나무’ 국가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2026년 8월에는 울란바타르에서 유엔사막화방지협약 제17차 당사국총회(COP17)를 개최했다. 그러나 사막화 대응의 역사에서 반복해서 나타나는 교훈은 분명하다. 심은 나무의 숫자와 살아남은 생태계는 같은 것이 아니다. 바람을 줄이고 토양을 붙잡는 나무가 필요할 때가 있지만, 지나치게 건조한 초원에서는 풀과 관목을 회복시키는 편이 더 적합할 수도 있다. 물이 부족한 곳에 물을 많이 쓰는 수종을 심으면 오히려 부담을 키울 수 있다.
그래서 바양항가이 사업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나무 수뿐 아니라 점적관수와 양묘장, 주민교육과 일자리, 비타민나무 같은 소득수종의 결합이다. 숲을 만드는 기술과 주민이 그 숲을 계속 관리할 이유를 동시에 만들려는 방식이다. 이런 구조는 20세기의 대규모 환경복원 사업들이 시행착오를 거치며 확인한 핵심과 맞닿아 있다.
| 오늘의 몽골 | 관련 역사·개념 | 깊이 이해할 관계 |
|---|---|---|
| 모래바람을 줄이기 위한 방풍림 조성 | 서양 근현대 · 1930년대 미국 더스트볼 · 프레리 방풍림 사업 | 나무 몇 줄이 어떻게 바람의 속도를 낮추고 흙이 날아가는 것을 줄일 수 있는가 |
| 주민에게 급여를 지급하고 양묘·영농을 함께 운영 | 동양 근현대 · 1973년 한국 제1차 치산녹화계획 · 마을산림계와 연료문제 해결 | 왜 조림은 묘목을 심는 사업이 아니라 주민이 숲을 훼손하지 않고 지킬 경제적 조건을 만드는 사업이어야 하는가 |
| 2030년까지 10억 그루를 심으려는 국가운동 | 동양 근현대 · 1978년 중국 삼북방호림 · 2050년까지 이어지는 장기 생태복원 | 초대형 조림사업에서 목표 식재량보다 수종·물·생존율·초원복원이 더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
1. 1930년대 미국의 더스트볼은 ‘나무 장벽’이 바람의 힘을 낮춰 토양을 지키는 원리를 국가사업으로 보여 줬다
몽골의 민둥한 평원을 보면 “나무를 많이 심으면 사막화를 막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실제로 나무는 바람을 약하게 만들고 토양이 날아가는 것을 줄이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나무가 효과를 내는 방식은 사막 전체를 숲으로 덮는 것이 아니라 바람의 흐름을 바꾸고 토양을 보호하는 데 있다.
이 원리를 대규모 국가정책으로 실험한 대표적 사례가 1930년대 미국 대평원의 더스트볼이다. 가뭄에 취약한 초원에서 넓은 면적이 경작지로 바뀐 뒤 극심한 가뭄이 겹치자 식생이 사라진 토양이 강풍에 노출됐고 거대한 먼지폭풍이 반복됐다.
1930년대 미국은 왜 끝없는 평원 한가운데 수억 그루의 나무를 줄지어 심었을까?
더스트볼은 가뭄 하나가 아니라 가뭄과 토지이용이 결합해 만든 재난이었다
미국 농무부 자료는 더스트볼 시기를 1930년대 지속적인 가뭄과 심각한 풍식이 결합한 시기로 설명한다. 대평원은 원래 강풍과 주기적인 가뭄이 나타나는 반건조 지역이었지만 대규모 경작과 과도한 경운, 일부 지역의 과방목으로 토양을 붙잡던 식생이 크게 줄었다.
가뭄으로 작물이 자라지 않자 땅은 더 넓게 노출됐고, 바람은 마른 표토를 들어 올렸다. 1934년에는 대규모 먼지폭풍의 흙먼지가 워싱턴DC를 지나 대서양까지 이동했다. 자연현상인 가뭄이 인간의 토지이용 방식과 만나 사회재난으로 커진 사례다.
루스벨트 행정부는 1934년 대평원을 가로지르는 방풍림 사업을 승인했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1934년 이른바 ‘셸터벨트 프로젝트’를 승인했다. 이후 프레리 스테이츠 포리스트리 프로젝트로 불린 이 사업은 텍사스에서 노스다코타에 이르는 대평원의 농경지와 목장 주변에 여러 줄의 나무와 관목을 심어 바람을 막는 것이 목적이었다.
미국 산림청 자료에 따르면 1935~1942년 사업을 통해 약 1만8600마일의 방풍림이 조성되고 약 2억2000만 그루 안팎의 나무가 심어졌다. 뉴딜의 일자리 사업과 연계돼 많은 노동자와 농민이 참여했다.
방풍림은 바람을 완전히 막는 벽이 아니라 바람의 속도와 에너지를 떨어뜨리는 장치다
바람이 나무와 관목의 여러 층을 통과하면 마찰과 난류가 생기면서 지표 가까이의 풍속이 낮아진다. 풍속이 낮아지면 흙 알갱이를 들어 올리고 이동시키는 힘도 줄어든다. 그래서 방풍림은 농경지 표토의 유실을 줄이고 눈이 한곳에 쓸려가는 것을 완화하며 가축과 작물을 강풍에서 보호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나무가 촘촘한 콘크리트벽처럼 바람을 완전히 가로막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나치게 막힌 구조는 오히려 뒤쪽에 강한 난류를 만들 수 있다. 수종과 높이, 간격, 배열을 조절해 바람의 에너지를 분산시키는 것이 방풍림 설계의 핵심이다.
더스트볼 대응은 방풍림 하나로 끝나지 않았다
미국은 1935년 토양보전법을 제정하고 토양보전국을 만들었다. 등고선 경작, 작물윤작, 토양표면의 식물잔재 유지와 휴경관리 등 토지를 덜 노출시키는 농업기술도 함께 확산됐다.
이 점은 사막화 대응에서 매우 중요하다. 흙이 날아가는 원인이 식생 훼손과 잘못된 토지이용이라면 나무를 심으면서 동시에 땅을 다시 맨바닥으로 만드는 원인도 줄여야 한다. 방풍림은 토지관리 전체의 한 구성요소였던 셈이다.
몽골의 방풍림도 같은 물리적 원리를 이용하지만 생태적 조건은 다르다
바양항가이와 같은 몽골의 조림지에 포플러·비술나무 등 방풍 기능을 가진 수종을 띠 모양으로 배치하는 것은 풍속을 낮추고 비산먼지를 줄이려는 점에서 미국의 셸터벨트와 원리가 통한다.
하지만 미국 더스트볼의 핵심지역은 대규모 농경지가 많았고 몽골은 광대한 초원과 유목 목축지가 중심이다. 강수량과 토양, 지하수 조건도 다르다. 따라서 미국에서 효과가 있었던 수종이나 식재밀도를 그대로 옮기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건조지에서는 ‘나무가 많을수록 좋다’는 명제가 항상 성립하지 않는다
나무도 살아가기 위해 물을 사용한다. 강수량이 매우 적고 지하수에 의존하는 지역에서 생육에 맞지 않는 수종을 과도하게 심으면 관수비용이 커지고 생존율이 낮아질 수 있다. 원래 초원인 생태계를 숲으로 바꾸는 것이 최선이 아닐 수도 있다.
그래서 현대의 건조지 복원은 방풍림, 관목, 초지 회복, 방목관리와 자연재생을 지역별로 조합한다. 역사에서 배워야 할 것은 ‘나무를 많이 심으라’가 아니라 바람과 토양의 이동을 어떤 식생 구조로 줄일 것인지 설계하라는 원리다.
핵심 연결 · 가뭄과 식생 훼손 → 강한 풍식 → 방풍림이 풍속을 낮춤 → 토양보전과 토지관리의 결합
더스트볼 뒤 미국의 대평원 방풍림은 나무가 사막을 마법처럼 없애는 사업이 아니었다. 바람의 에너지를 낮추고 흙을 붙잡는 물리적 장치였으며, 경작법과 토양보전을 함께 바꿀 때 효과가 커졌다. 몽골에서도 조림은 초원복원·방목관리와 결합해야 한다.
2. 한국의 1970년대 치산녹화는 묘목을 심는 것보다 사람들이 다시 나무를 베지 않아도 되는 조건을 만드는 데서 성패가 갈렸다
몽골 현지 사업에서 주민에게 임금을 지급하고 양묘와 영농교육을 함께 하는 이유를 이해하려면 한국의 산림복원 경험이 좋은 비교가 된다. 한국도 광복과 전쟁 이후 산림이 심하게 황폐해졌고, 정부는 여러 차례 나무심기를 시도했지만 초기 사업은 기대만큼 오래가지 못했다.
문제는 묘목의 숫자만이 아니었다. 당시 농촌 주민에게 산은 땔감과 낙엽, 생활재료를 구하는 공간이었다. 당장 겨울을 날 연료가 필요한데 “산을 보호하라”고만 하면 어린 나무가 다시 베이는 일이 반복될 수밖에 없었다. 1973년 시작된 제1차 치산녹화계획은 이런 생활조건까지 함께 바꾸려 했다.
한국은 왜 나무를 심는 데서 그치지 않고 땔감과 주민조직까지 함께 바꿔야 산을 푸르게 만들 수 있었을까?
전쟁 뒤 한국의 산은 나무 부족과 토양침식이 서로를 악화시키는 상태였다
일제강점기의 산림수탈, 한국전쟁의 피해, 인구 증가와 땔감 채취가 겹치면서 1950~1960년대 많은 산지가 헐벗었다. 나무가 줄면 비가 내릴 때 흙이 쉽게 씻겨 내려가고, 토양이 얇아지면 다시 나무가 자라기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생겼다.
정부는 1960년대 이전부터 조림사업을 벌였지만 재정과 관리가 부족했고 심은 묘목이 다시 잘리는 경우도 많았다. 세계은행과 FAO 자료는 연료용 나무에 대한 주민의 생활수요를 해결하지 못한 것이 초기 조림의 큰 제약이었다고 설명한다.
1973년 제1차 치산녹화계획은 산림정책을 범정부적 사업으로 끌어올렸다
정부는 1973년 산림청을 농림부에서 내무부로 옮기고 제1차 치산녹화계획을 추진했다. 목표는 원래 1982년까지 황폐산지를 빠르게 녹화하는 것이었지만, 산림청 자료에 따르면 계획은 1978년 조기 달성됐다.
FAO 자료는 1973~1978년 약 108만ha가 조림됐다고 정리한다. 전국적인 식수기간과 산불·불법벌채 단속, 지방행정조직의 동원과 기술지도가 함께 작동했다.
정부는 ‘나무를 베지 마라’고만 하지 않고 마을이 쓸 연료 자체를 따로 만들려 했다
당시 농촌에서는 나무와 낙엽이 난방·취사의 중요한 연료였다. 산림을 보호하려면 주민이 생존을 위해 숲을 계속 이용해야 하는 구조를 바꿔야 했다. 그래서 마을 주변에 별도의 연료림을 조성하고 아까시나무 등 빨리 자라는 수종을 심었다.
동시에 석탄과 연탄 사용 확대, 연료효율이 높은 아궁이, 다른 에너지원 보급 같은 연료절약 정책도 추진됐다. 세계은행 자료는 1973년 대책에 취사·난방기기의 석탄 전환과 연료절약 조치가 포함됐다고 설명한다.
마을산림계는 주민을 조림의 대상이 아니라 관리주체로 만들었다
한국의 산림복원에서 중요한 조직이 마을산림계였다. 주민들이 산림 소유자와 함께 조림·보호에 참여하고 정부는 묘목과 비료, 기술을 지원했다. FAO는 이를 국가의 지원과 지역 공동체의 집단행동이 결합된 성공적인 산림관리 사례로 평가했다.
산림계는 나무를 심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산불을 감시하고 훼손을 막으며 버섯·과실·산림 부산물 같은 소득원도 관리했다. 주민에게 숲이 ‘사용하면 안 되는 금지구역’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이익을 주는 자원이 되도록 만드는 장치였다.
몽골 조림장에서 주민에게 일자리와 소득작물을 함께 주는 방식도 같은 문제를 겨냥한다
바양항가이 ‘상생의 숲’ 사업자료에는 단순 식재뿐 아니라 점적관수, 양묘용 비닐하우스, 주민교육과 영농활동이 포함돼 있다. 2024년에는 비타민나무와 비술나무 묘목을 직접 기르고 오이·토마토·감자 같은 작물을 생산하는 활동도 진행됐다.
이런 사업구조의 의미는 숲을 지키는 노동에 소득과 기술을 연결하는 데 있다. 외부기관이 나무를 심고 떠난 뒤 관리자가 사라지는 방식보다 주민이 묘목을 기르고 관수시설을 관리하며 열매와 작물에서 수익을 얻는 구조가 장기 생존에 유리할 수 있다.
다만 한국의 성공모델을 몽골에 그대로 복제해서는 안 된다
한국은 여름 강수량이 많고 산지가 넓으며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 석탄·가스 등으로 연료전환이 빠르게 진행됐다. 몽골은 강수량이 적은 초원이 넓고 유목 목축이 토지이용의 핵심이다. 숲이 원래의 자연식생인 곳과 초원이 자연식생인 곳도 구분해야 한다.
한국 경험에서 옮길 수 있는 것은 나무 종류나 행정동원 방식이 아니라 황폐화의 원인을 먼저 찾고 주민의 생활·에너지·소득 구조까지 함께 바꾸어야 복원이 유지된다는 원리다.
핵심 연결 · 나무를 베어야 하는 생활구조 → 연료림·에너지 전환 → 마을산림계의 참여 → 심은 뒤에도 살아남는 숲
한국의 치산녹화는 식목행사만으로 성공한 것이 아니다. 연료수요와 불법채취라는 훼손 원인을 줄이고 주민이 직접 숲을 관리할 조직과 이익을 만든 것이 중요했다. 몽골에서도 주민 일자리·양묘·소득수종이 조림과 결합하는 이유를 이 역사에서 이해할 수 있다.
3. 중국의 삼북방호림은 70년 넘게 이어지는 초대형 조림사업이 ‘몇 그루 심었나’보다 어디에 무엇을 남겼는지로 평가돼야 함을 보여 준다
몽골 정부는 2030년까지 10억 그루의 나무를 심고 키우겠다는 국가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거대한 숫자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국가적 동원을 가능하게 하지만, 대규모 환경사업에서는 목표 숫자가 성과 그 자체가 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심은 직후의 묘목 수와 10년 뒤 살아 있는 숲의 면적은 다르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몽골과 국경을 맞댄 중국의 삼북방호림은 중요한 비교사례다. 중국은 1978년 서북·화북·동북 지역의 풍사와 토양침식을 줄이기 위해 방호림 사업을 시작했고, 2050년까지 73년에 걸쳐 진행하는 장기계획으로 설계했다.
몽골이 10억 그루를 심는다면 성공을 ‘심은 나무 수’만으로 평가하면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중국의 삼북방호림은 1978년 시작돼 2050년까지 이어지도록 설계됐다
중국 국무원은 1978년 11월 서북·화북·동북의 풍사 피해와 수토유실 지역에 대형 방호림 체계를 만드는 계획을 승인했다. 이른바 삼북방호림 또는 ‘삼북공정’이다.
중국 국가임업초원국의 총계획에 따르면 사업기간은 1978~2050년 73년이며 세 단계·여덟 시기로 나뉜다. 대상지역은 중국 국토의 매우 넓은 부분을 포함하고 사막·고비·황토고원·농경지와 초원이 함께 존재한다.
초기 목표도 ‘한 줄의 녹색장벽’이 아니라 여러 종류의 방호체계를 조합하는 것이었다
계획에는 농경지 방풍림, 목장 방풍림, 방풍·고사림, 수토보전림 등 서로 다른 목적의 숲이 포함됐다. 산과 사막을 전부 같은 숲으로 덮기보다 농경지·목초지·도시와 하천 주변에서 필요한 기능을 다르게 설계했다.
또 인공조림만이 아니라 항공파종과 봉산·봉사 육림처럼 사람이 심지 않고 자연회복을 돕는 방식도 계획에 포함됐다. 생태복원은 ‘식목’보다 넓은 개념이라는 점을 보여 준다.
장기 사업에서는 심은 면적보다 ‘보존된 면적’과 생존이 더 중요한 지표가 된다
중국 국가임업초원국은 2020년까지 삼북공정 지역의 산림피복률이 1977년 약 5.05%에서 13.84%로 높아졌다고 발표했다. 공식자료에서 사용하는 표현 가운데 중요한 것은 단순 식재면적이 아니라 조림 보존면적이다. 심은 뒤 살아남고 유지되는 면적을 별도로 봐야 하기 때문이다.
건조지역의 묘목은 첫해를 견뎌도 장기 가뭄과 혹한, 병충해와 방목압력을 버텨야 한다. 따라서 목표를 ‘몇 그루를 심었는가’로만 설정하면 생존율이 낮은 곳에도 식재 숫자를 채우려는 유인이 생길 수 있다.
최근 중국의 공식 계획도 숲만이 아니라 산·물·농지·초원·사막을 함께 관리하는 방향을 강조한다
국가임업초원국은 최근 삼북공정의 방향을 설명하면서 ‘산수림전호초사’, 즉 산·물·숲·농지·호수·초원·사막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보고 보호와 복원을 함께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과학적 녹화’와 지역조건에 맞는 복원도 반복해서 제시된다.
이런 변화는 건조지 생태계에서 나무만 많이 심는 방식의 한계를 보여 준다. 어떤 지역은 나무보다 초본과 관목이 토양을 더 안정적으로 보호할 수 있고, 자연회복을 위해 방목압력을 낮추는 것이 먼저일 수도 있다.
몽골의 ‘10억 그루’도 식재량보다 물과 수종, 생존율을 함께 봐야 한다
몽골 대통령실은 ‘10억 그루’ 운동이 산림면적 확대뿐 아니라 황사와 사막화 완화, 온실가스 흡수, 농업과 일자리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목표가 크기 때문에 종자와 묘목 생산, 관수와 사후관리 체계를 함께 확충해야 한다.
바양항가이 사업에 양묘장과 점적관수가 포함된 것도 이 때문이다. 건조지역에서는 묘목을 한 번 심는 비용보다 몇 년간 물을 공급하고 고사한 나무를 보식하며 가축의 접근을 관리하는 비용이 더 중요할 수 있다.
‘숲을 만든다’는 목표는 주민의 목축과 충돌하지 않는 방식이어야 한다
몽골 국토의 큰 부분은 본래 초원생태계이고 목축은 오랜 생활방식이다. 모든 황폐화 지역을 울창한 산림으로 바꾸는 것이 생태적으로 가능한 것도, 바람직한 것도 아니다.
유엔개발계획과 유엔사막화방지협약은 몽골의 토지복원에서 지속가능한 방목과 초지관리, 지역공동체 주도의 회복을 함께 강조한다. 따라서 나무심기는 목초지 보호와 이동방목, 물관리와 결합해야 한다.
큰 숫자는 정책을 시작하게 하지만 작은 현장의 생존율이 결국 성패를 결정한다
10억 그루라는 목표는 국가 전체의 관심과 예산을 모으는 데 효과적이다. 그러나 한 그루의 묘목은 심은 순간보다 그 뒤 5년·10년을 살아남을 때 비로소 방풍·탄소흡수·토양보전 기능을 한다.
그래서 대형 복원사업의 성과지표에는 식재주수와 함께 생존율, 관수에 드는 물과 비용, 토양유실 감소, 초지 회복, 주민소득과 관리조직이 들어가야 한다. 조림사업의 단위는 ‘나무 한 그루’가 아니라 그 나무가 살아남는 생태·사회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다.
핵심 연결 · 대규모 식재목표 → 장기 생존과 물관리 문제 → 숲·초원·사막의 통합복원 → 식재량보다 생존율과 주민관리
중국 삼북방호림의 70년 넘는 역사는 대형 조림이 단기간의 식목행사로 끝날 수 없음을 보여 준다. 몽골의 10억 그루 운동도 몇 그루를 심었는가뿐 아니라 어느 수종이 어떤 물 조건에서 살아남고, 초지와 목축을 해치지 않으면서 토양을 회복시키는지를 함께 평가해야 한다.
몽골의 숲이 한국의 황사를 줄이려면 ‘심은 나무’가 아니라 수십 년 뒤에도 살아 있는 토지복원 시스템이 되어야 한다
몽골의 사막화와 토지 황폐화는 하나의 원인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기온 상승과 가뭄, 극단적인 겨울재해, 방목압력과 토지이용 변화가 지역마다 다른 비중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해결책도 나무심기 하나일 수 없다. 나무는 방풍과 토양보전에 강한 도구지만 물과 식생, 주민의 생계를 함께 고려할 때 효과를 낸다.
첫 번째 배경지식인 미국 더스트볼은 나무가 어떤 방식으로 유용한지를 보여 준다. 방풍림은 사막을 숲으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바람의 속도를 낮춰 흙이 날아가는 에너지를 줄인다. 그러나 미국 역시 방풍림과 함께 경작법·토양보전 정책을 바꿨다. 황폐화의 원인을 그대로 둔 채 나무만 심어서는 문제가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인 한국의 치산녹화는 숲을 훼손하는 사람을 단속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점을 보여 준다. 주민이 난방과 취사를 위해 땔감을 필요로 한다면 연료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했고, 숲을 오래 지키려면 마을산림계와 소득원이 필요했다. 바양항가이에서 주민에게 임금을 지급하고 묘목을 길러 판매하거나 비타민나무와 농작물을 재배하도록 하는 것도 숲의 생존을 주민의 생활과 연결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세 번째인 중국 삼북방호림은 국가 단위의 조림이 얼마나 긴 시간축을 필요로 하는지를 보여 준다. 1978년에 시작한 사업은 2050년까지 이어지도록 설계됐다. 최근에는 인공조림뿐 아니라 자연회복과 초원, 물과 농지까지 함께 보는 통합복원이 강조된다. 건조지역 환경정책이 ‘나무의 수’에서 ‘생태계의 기능’으로 넓어지는 흐름을 읽을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몽골의 ‘10억 그루’ 역시 2030년에 식재 숫자를 채우는 순간 끝나는 사업이 아니다. 더 중요한 질문은 어떤 나무가 몇 년 뒤에도 살아 있는지, 관수에 필요한 물은 지속가능한지, 방풍 효과가 실제로 나타나는지, 초원과 목축을 침해하지 않는지, 현지 주민이 외부 지원이 줄어든 뒤에도 숲을 관리할 이유가 있는지다.
한국에 미치는 효과도 같은 방식으로 봐야 한다. 기상청 통계상 고비사막과 내몽골고원은 한국 황사의 매우 중요한 발원권이지만, 특정 조림지 몇 곳이 한국의 황사량을 어느 정도 줄였다고 곧바로 계산하기는 어렵다. 황사는 광대한 지역의 지표상태와 기상조건, 강풍과 대기 흐름이 함께 결정한다. 지역 조림의 가치는 우선 현지의 풍식·토양·생활환경을 개선하는 데 있으며, 이런 복원지역이 넓어질수록 동북아의 먼지 발생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결국 사막화 대응의 단위는 ‘나무 한 그루’가 아니라 나무가 살아남고 흙이 날아가지 않으며 주민이 그 땅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는 시스템이다. 바양항가이의 어린 나무들이 숲이 되려면 식목행사보다 긴 시간이 필요하다. 1930년대 미국의 방풍림, 1970년대 한국의 치산녹화, 1978년부터 이어지는 중국의 삼북방호림이 공통으로 보여 주는 것도 환경복원은 한 번 심는 사업이 아니라 수십 년 동안 관리하는 사회적 약속이라는 사실이다.
배경지식 참고
- 푸른아시아, 몽골지부 바양항가이 「상생의 숲」 사업보고 자료 · 2022~2026년 100ha에 약 10만 주 식재를 목표로 한 사업계획과 비타민나무·비술나무·포플러 식재, 점적관수·양묘·주민교육·영농활동을 확인하기 위한 자료.
- UNDP Mongolia, 「Combating Desertification in Mongolia’s Gobi」 및 몽골 국가현황 자료 · 2020년 기준 국토의 76.9%가 토지 황폐화 영향을 받는다는 평가와 기후변화·목초지 압력의 관계를 이해하기 위한 자료.
- UNFCCC, National Adaptation Plan to Climate Change Mongolia 2024–2030 · 1940~2022년 몽골의 연평균 기온이 약 2.46℃ 상승한 장기 기후추세와 가뭄·강수 변화의 배경을 확인하기 위한 공식 국가계획.
- United Nations in Mongolia·UNDP, 2023~2024년 조드 사후평가 자료 · 2024년 조드로 744만 마리 이상의 가축이 폐사한 피해와 목축가구의 기후취약성을 이해하기 위한 자료.
- 기상청 날씨누리, 「황사 상식」 · 한국에 영향을 주는 황사 가운데 고비사막·내몽골고원에서 발원해 직접 또는 다른 발원지를 거쳐 이동하는 경우가 약 81%라는 발원지 구성을 확인하기 위한 자료.
- U.S. Department of Agriculture Forest Service, Prairie States Forestry Project 역사자료 · 1930년대 더스트볼 대응으로 대평원에 약 1만8600마일의 방풍림과 2억 그루 이상의 나무를 조성한 셸터벨트 사업의 규모와 목적을 이해하기 위한 자료.
- U.S. Natural Resources Conservation Service, 「NRCS History」 및 USDA 더스트볼 연구자료 · 더스트볼이 가뭄과 과도한 경작·풍식이 결합한 토양재난이었고 1935년 토양보전국 창설과 경작법 개선으로 이어진 배경을 이해하기 위한 자료.
- 산림청, 「치산녹화 10년계획」 및 산림정책사 자료 · 1973년 제1차 치산녹화계획, 산림청의 내무부 이관, 범국민 식수·산림보호 체계와 1978년 조기달성의 배경을 확인하기 위한 공식 자료.
- FAO, 한국 마을산림계와 산림복원 사례연구 · 1970년대 연료림, 마을산림계, 주민참여·기술지원과 연료수요 관리가 한국 산림복원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이해하기 위한 자료.
- 중국 국가임업초원국, 「삼북방호림체계 건설공정 총체계획」 · 1978~2050년 73년 장기계획, 인공조림·항공파종·봉산육림과 방풍·수토보전 목표를 확인하기 위한 공식 자료.
- 중국 국가임업초원국·국가발전개혁위원회, 삼북공정 관련 계획자료 · 최근 정책이 산·물·숲·농지·호수·초원·사막의 통합적 복원과 과학적 녹화를 강조하는 흐름을 이해하기 위한 자료.
- President of Mongolia, 「One Billion Trees」 관련 공식 연설·정책자료 · 2030년까지 나무심기 국가운동을 통해 사막화·황사·온실가스·일자리 문제에 대응하려는 몽골 정부의 정책목표를 확인하기 위한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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